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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ght Log

Into the world of flight - part1. Incheon (RKSI) - Anchorage (PANC)








어디보자~~ 우려했던 것처럼 안개가 짙게 드리우지는 않았습니다. ^^ 약간의 연무가 있지만 이정도면 맑은편에 속한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보딩 브릿지에서 문을 열고 계단위로 나왔습니다. 지금 보이는 이 동체, 바로 이놈입니다. 저하고 생사고락을 같이 할 놈이죠. ^^




계단으로 내려왔습니다. 출발은 8시 50분이니까 대략 한시간정도 남은 상황입니다. 두근두근~~ *^^*
조금 있으면 승객들이 탑승하겠죠. 아마 지금쯤 수속을 밟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 일겁니다.





언제나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부분은 바로 엔진입니다. 이렇게 보면 거대하긴 하지만, 비행기 전체로 보면 그다지 크지 않은 부분인데......저 녀석의 힘에 의지해서 세계를 일주하게 되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불행하게 저 안으로 새라도 빨려들어가지 않도록 간절히 기도하네요. ^^;




보시는 기종은 B747-400 Fly Onsaemiro FS1100번 비행기 입니다. 대형기종으로는 온새미로에 처음 도입된 동체구요, 정식 취항하는 항공기는 아닙니다. 물론 온새미로항공 전체가 정식취항 항공사는 아니니까요.ㅎㅎ
현재는 B747-400 2대를 보유중이지만 불행히도 이 도장은 공개된지 얼마 안되서 바뀌게 되는 불운을 맞습니다.^^; 왜냐면 제가 대형기종 도장을 바꿔 버렸거든요. 아마 이번 비행을 모두 마친 후에는 새도장으로 갈아 입을겁니다. 어떻게 보면 굿바이 비행이 되겠네요.




자, 그럼 이제 본격적인 출발 준비를 하러 가야겠습니다.
수 많은 조종사들의 꿈과 열정이 녹아 있는 이곳에서 저도 비행에 동참하게 된 것만으로도 행복하네요.

그러나 저에게는 세계일주라는 의미를 부여한 비행이지만, 수많은 승객들은 그야말로 그냥 승객일 뿐 저의 어떠한 실수도 용납되지는 않습니다.
역시나 설레임속엔 언제나 압박감도 함께하는군요. 기장으로서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 생각됩니다만 저 자신을 믿는 수 밖에요. ^^;
반드시 계획된 비행을 모두 마치고 돌아오리라 다짐하며 저는 이만 조종실로 가보겠습니다. 도착해서 뵙죠.







앞으로 대다수의 시간을 보내야 할 cockpit 입니다. 말 그대로 닭장입니다. ㅋㅋ 어떻게 닭장이 조종실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게 되었는지 그 유래는 들었는데 까먹었네요.ㅎㅎ
어이쿠~~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벌써 8시군요. 50분후 출발이니 세팅을 서둘러야 하겠습니다.
즐거운 세팅시간이 돌아왔습니다. ^^




세팅이 거의 완료 되었습니다. 대략 30분정도 걸렸습니다. ^^ IRS세팅 시간은 짧게 해놓아서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습니다만, 보통은 FMC 항로입력에 시간을 거의다 할애합니다. ^^; 루트페이지가 10페이지는 기본이고, 보통 15페이지, 많게는 20페이지까지도 입력되니까요. 휴~~
게다가 fix나 vor 명칭이 중복될때는 위치와 주파수를 꼭 확인해서 입력하기 때문에 저는 유난히도 시간이 오래 걸리나 봅니다. '완벽하지 않으면 시동을 걸지마라' 뭐 이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사실 그런말은 없습니다.ㅋ)
 



정말 항상 다루는 물건이지만, 체크리스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한두개 빼먹기 일수입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것은 상관 없는데, 중요한 기기들은 안전운항에 지장이 있으니 정말 꼼꼼히 빠진게 없나 살펴봐야 합니다. 지금은 이륙준비 중이니까 상관은 없는 일이지만, 저는 가끔 어프로치중에 ILS 주파수 입력을 깜빡 잊어서 허둥지둥 할때가 있습니다. ^^ 이번 비행에서는 그러면 안됩니다.





출발 20분전. 승객들이 탑승중입니다.
 
그 사이에 이번 항로를 설명드리겠습니다.
RKSI에서 PANC에 이르는 총 3688nm의 항로로서, 코스는 보시는바와 같습니다. 예상 소요시간은 약 8시간10분으로 한국시간으로 오전8시50분 (GMT 23:50)에 출발하여 앵커리지 현지시각으로 밤12시 (GMT 08:00)에 도착예정입니다.
동해안에서 굳이 일본쪽으로 직각으로 항로를 꺽은 이유는 북한 영공을 피해가려는 의도이구요 ^^; 일본의 훗카이도 지방 서쪽에서 부터는 앵커리지까지 거의 직선 코스입니다.




예상 도착시간은 GMT 08:00 이지만 FMC는 07:30분으로 계산해주네요. ㅎㅎ 약간 일찍 도착할 확률이 조금 높습니다. 이래뵈도 FMC는 상당히 정확도가 높더라구요. 도착시 연료가 34,200파운드니까 적절한 연료량으로 추정됩니다. *^0^*




떠드는 사이에 출발시간 GMT 23:50 입니다. 푸시백 요청하고, 엔진 스타트 합니다.
이제부터는 집중할 시간이네요. 기합한번 넣고~~  으라차차!!




엔진 RPM이상없고, texi 라이트 켜줍니다.




이제 진짜갑니다.
탑승승객은 퍼스트 12, 비지니스 61, 이코노미 262 총 335석 풀입니다. 어쩐지 무겁습니다.
그럼, 앵커리지 공항에서 봅시다.~~




여러분들은 얼마나 정교하게 택싱을 하십니까? 저는 아무리 해도 조종석 시야에서는 정교한 택싱이 힘들더군요.
그나마 VC에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하면 조금 상황이 나아지지만, 일반 패널모드에서는 여지없이 틀어집니다. 특히 방향을 급하게 바꿀땐 말이죠. 예전에 연습삼아 실제로 버스를 잠깐 몰아본적이 있는데, 길이가 길어서 감이 안오니까 무진장 어렵더라구요. ^^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비행기는 버스보다도 훨씬 길이도 길고 폭도 넓으니까, 두말이 필요 없겠습니다.




대한항공 비행기들을 오른쪽으로 지나보냅니다. 잘있거라~~




RWY33L을 배정받고 hold없이 바로 진입허가 받습니다.




아~~ 활주로에 들어서는 이순간 언제나 긴장되지요. 실제 조종사들도 아마 긴장될겁니다.
이륙직전, 착륙직전 과연 어떤게 더 긴장될까요? ^^;




활주로 정렬을 마칩니다. 가시거리가 괜찮습니다. 바람도 잔잔하구요.
긴장감 속에 활주로를 날카롭게 주시합니다. 




두근~~두근~~두근~~




마지막 점검합니다.
MCP Flight Director 스위치, Autothrottle Arm 스위치 모두 on상태 확인하구요, 타겟 속도, 고도 모두 확인합니다.
EFIS모두 이상없고, EICAS 모두 확인합니다. 플랩각 20도 세팅 이상무. FMC 이상무.
(나중에 보니 MCP에서 LNAV, VNAV를 빼먹었네요 ㅠ.ㅠ)




랜딩 라이트, 플랩, 랜딩기어, 엔진 모두 확인 이상무~!





............................................................




가자! Fly Onsaemiro!



강력한 엔진음과 함께 힘차게 활주로를 박차고 나갑니다.




Vr....




승객도 만석이고, 연료도 가득 실어서 조금 무겁지만, 마음만은 가볍습니다.




인천공항에 Fly Onsaemiro의 이륙 엔진음이 울려퍼지면서 하늘을 향해 솟아 오릅니다.

Good Luck!





인천공항을 왼쪽으로 감아돌아 SEL VOR로 향합니다.
살짝 구름이 있지만 이정도 쯤이야, 가볍게 뚫고 상승합니다. ^^




푸른 바다와 솜사탕 같은 구름. 세계일주 비행을 시작하는 날씨로서는 딱입니다.




인천공항을 이륙할때 그 긴장감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손이 덜덜덜 합니다. ^^;
이제는 오토파일럿이라 잠시 편안자세로 계기들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못보게될 인천공항을 내려다보며 눈도장을 콱 찍어둡니다. *^^*
ㅋㅋ 그런데 왜 갑자기 새벽에 제가 타고왔던 헬기의 조종사가 생각이 날까요.....그 조종사에게 못했던 말을 한마디 해주고 싶습니다.

"그래도 내가 더 높지... ^^;"
 



잠시 뒤에 김포공항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너무 멀어서 주기된 비행기들은 잘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도 계속 자주자주 이용할 공항이니 다시한번 쳐다 봅니다.  




멀어져가는 서울의 상공입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오늘 가시거리는 최고네요. 역시 아침에 안개가 끼면 날이 좋아지는 걸까요.
계속해서 고도를 높여나갑니다.




고도를 높이니 구름 한점 없는 청명한 하늘이 나타납니다. 비행기에 타고 있으면서도 반대로 하늘로 떨어져 버릴 것 같은 아주 푸르른 하늘이네요.
앵커리지까지 좋은 날씨이길 바래봅니다.




강릉공항 상공을 지납니다. 이는 곧 동해안으로 나간다는 뜻이며, 한국 영토를 벗어난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이제 5월이라 몇개월만 더 지나면 강릉 경포대는 사람들로 붐비겠네요.




가시거리 하나는 정말 최고입니다. 강릉 상공에서 포항까지 보이네요. ㅋㅋ 실제로도 그럴 수 있을까요. 이건 좀 뻥이 심한듯하지만, 기분만큼은 정말 좋습니다. 이제 어느덧 T/C에 이르러서 34,000피트를 유지합니다. 이번 비행은 비교적 연료량이 많은 편이어서 30,000 ~ 32,000 피트가 적당하다고 판단했지만, 살짝 높은 고도로 올라가고 싶어 34,000피트로 설정을 했습니다. ^^; 높이 나는 비행기가 멀리까지 보일테니까요.ㅎㅎ




울릉도 상공을 지납니다. 곧 공해상으로 나갑니다.




현재 위치입니다. 일본을 통과하지는 않고 좌선회해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루트입니다. 북한에 근접했다가 무슨일이 있을지 몰라서 일본쪽으로 나갔다가 올라갑니다. ^^; 실제 앵커리지는 가보지 못해서 어떤 루트를 이용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맑은 하늘에 양떼같은 구름이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바다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비행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않는 구름이라 이렇게 편히 감상하면서 지나갑니다.
저 멀리 보이는건 일본이구요.




이제 좌선회해서 북쪽으로 올라가기 직전입니다.




FMC상에 남은거리는 3131nm 입니다. 아직도 6시간 30분정도를 더 비행해야 하는군요.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나아갑니다.




좌선회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하는 것 만큼이나 예민한 스타일이라, 비행기를 타면 기압 때문에 머리도 아프고, 선회시에는 울렁거리기도 한답니다. ㅋㅋ 촌스러운 스타일이지요.




드문드문 구름이 없어졌다 나타나길 반복합니다. 비교적 날씨가 좋아서 해지기 전까지는 편안히 감상하면서 비행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좋은 날씨에 비행을 할 수 있는것도 행운 아니겠습니까.^^




훗카이도 서쪽과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동쪽을 지나고 있습니다. 가까운듯 꽤 멀리까지 갔네요.




습관처럼 FMC Progress 페이지를 확인합니다.
2679nm남았네요. 아직 갈길이 멉니다. 다시 집중하고 비행에 신경써야 겠습니다.




정말 구름도, 바람도 없는 고요한 날씨입니다. 계속해서 조용한 시간이 흘러가네요.
이렇게 이륙후에 시간이 조금 흘러 비행이 중반부로 흘러가면, 이런 저런 생각들이 스쳐지나 갑니다. 여러분들의 운항일지를 읽다보면 비행중에 다른일을 하시는분, 소소한 이야기를 하시는분 등등 정말 각양각색의 비행스타일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저는 세계일주 첫비행이라 아직 긴장의 끈을 놓지않고 있습니다만, 앞으로 펼쳐질 세계들에 대한 기대감, 약간의 두려움.....비행과는 전혀 상관없지만, 앞으로 내 인생에 대한 일, 기타 다양한 생각들도 합니다.




바람도 없는 맑은 날시에 미동도 없이 조용하게 그리고 차분하게 앵커리지를 향해 나아갑니다.




조금 뒤에 사할린 상공에 들어섭니다. 아~~ 사할린. 추운 곳이죠.




2378nm 남았습니다. 초조해서 그럴까요. 자꾸 FMC만 보게 됩니다.ㅎㅎ 5시간정도 남았네요.
어차피 이 길도 지나가면 끝인데, 지금 비행을 즐겨야 겠습니다.




역시나 지금 계절에도 눈이 쌓여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이 곳의 여름은 언제 오나요.




쨍~~하고 햇빛이 내리 비추지만, 저 햇빛마저도 차갑게 느껴지는 느낌입니다.




설원위를 뒤도 돌아보지않고 나아갑니다. 이런 지역은 순간은 멋지다고 느껴지지만, 잠시후 찾아오는 추위에....ㅎㄷㄷ 어휴 추운건 질색입니다.
제대후에 가장 좋았던건 이제 혹한기 훈련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었습니다.ㅋㅋ
그러나, 지금 제가 향하고 있는곳은 알래스카의 앵커리지 입니다. ^^;




이제 곳 여기도 벗어나겠네요. 부지런히 날아갑니다.




오랜만에 구름이네 싶었는데, 반가워하면 안되겠는데요. 음 저거 피해가야 하는 구름인가요. 조금 지켜보면서 판단해 보기로 합니다.




아~~ 이런. 이거 안만나도 될 복병을 만났네요. 어쩐지 너무 하늘이 고요하다 했습니다. ㅡ,.ㅡ;
가까이 가니 낙뢰가 장난아니게 치고 있습니다. 일단 제 고도가35000피트니까 돌파하는것으로 판단을 내려봅니다.




스샷으로 보여드릴 수 없어 안타깝지만, 번개가 장난아니게 몰아칩니다. ㅠ.ㅠ 플심상의 번개도 상당히 무섭군요.ㅎㄷㄷ
무슨 구름이 이렇게 높은지...스텝클라임 하기엔 너무 이르고, 초행길이라 항로를 벗어나는 것도 부담스럽네요.
부디 짧게 끝나길.....




아~~ 이런. 드디어 본격적으로 기체가 요동칩니다. ㅠ.ㅠ 오토파일럿 비행중에도 이정도 인데, 수동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흔들림없이 비행할 수 있다는 보장을 할 수 없겠네요. 어차피 비행은 계속 하겠지만, 승객들이 상당히 불안해 할 듯합니다.




아...정말 신경쓰입니다. 바다에 배를 타고 높은 파도를 헤치고 나간다는 표현이 어울릴것 같네요.
흔들림이 점점더 심해집니다. 기장으로서 어찌해야하나 고민중입니다만, 구름의 넓이가 워낙 넓어 피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연료를 살짝 버리고 스텝클라임을 할까도 싶었지만, 아직 거리가 많이 남은지라 쉽게 판단이 서지를 않습니다.
머리가 아파오네요.아~~~ ㅠ.ㅠ




흔들림이 이제는 거의 막장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승객들 표정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겠습니다. 저도 이렇게 요크를 꽉 붙들고 있는데 말입니다.
어찌 해야할까요. 설마 앵커리지 도착때까지 계속 이러는건 아니겠죠. 스샷에 찍히지 않았습니다만 번개가 몇초에 한벌꼴로 내리칩니다.




아...고도 경고등까지 들어오네요. PFD보시면 아시겠지만 속도와 고도 모두 요동을 칩니다.




와우 드디어 찍었습니다. 번개가 저렇게 내리칩니다. 물론 비행기가 있는 고고도에는 번개는 없지만 저렇게 구름 아래서 계속 번쩍이는 번개는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장난도 아닙니다. ㅎㄷㄷㄷ 조용히 잘 가다가 이게 왠 날리랍니까.




이 구름지역을 언제 빠져나가게 될지 궁금해서 항로를 다시 확인합니다. 중간정도 왔네요. 아직 갈길이 멉니다만, 하늘을 보면 답답하기만 합니다.




1633nm.....아직 꽤 먼 거리가 남았는데, 하늘이 빨리 조용해 졌으면 합니다.




바램은 바램일뿐, 구름은 계속됩니다. ㅠ.ㅠ 아까보다 흔들림은 살짝 줄었지만, 그래도 절대 편안하지 않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겁니다. 엔진 출력이 높아졌다 낮아졌다 반복하면서, 고도는 올라갔다 내려갔다, 기수는 흔들흔들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 현상 말입니다.




저 구름은 40,000피트는 훌쩍 넘길만큼 높아보입니다. 다행히 제 항로에서 살짝 비켜있습니다.




구름의 밀도는 여전합니다만, 구름의 고도가 살짝 내려가는듯 합니다.




이건 뭐, 여기저기 폭탄이 터진듯한 모양이네요. 저멀리 또한번 번개가 찍혔습니다. ^^;




기상상황이 도착했습니다. ㅠ.ㅠ 아~~ 이거 도착할때까지 긴장 늦출 수 없겠는데요. 기상이야 언제나 변화 할 수 있기때문에, 구름이 조용히 물러나주길 바랍니다.




오~~~~ 이런일이. 구름이 이렇게 끝이 납니다. 그렇게 무시무시 하던 구름이 어쩌면 자로 잰듯이 이렇게 끝이 날까요.ㅋㅋ 역시 자연은 참 신기합니다.
이렇게 악마의 구름지역을 통과 합니다. 휴우~~




얼마나 왔나싶어서 항로를 재차 확인합니다. 사할린 지나면서 구름을 만났는데, 벌써 캄차카반도를 지나치고 있네요.
첫 비행부터 좋은 경험했습니다. 승객들도 비행기도 무사한듯 합니다.




남은 거리 1,236nm, 남은 시간 3시간 정도네요. 아까 기상상황에서 봤었지만, 앞으로도 안심할 수 없기때문에 긴장감이 계속 됩니다. 




아~~ 이제 좀 살것 같습니다. 휴우~~ 정신없는 순간을 보내고 나니, 이렇게 눈의 고향이 보이는군요. 정말로 여기서부터는 눈의 나라입니다. ^^;
아까는 조금 지루했었는데, 구름대를 한번 통과하고 나니 구름없이 맑은 하늘이 얼마나 좋은지 새삼 느끼게 되네요. 흠...




^^; 기장도 사람이라....화장실에 잠깐 ㅋㅋ




조종실로 돌아오면서 창밖을 살짝 내다봅니다. 아름답네요.




다시 조종실로 들어갑니다. ^^; 앵커리지 도착해서 조종실을 나올 수 있겠군요.




자 어디~~ 항로를 봅니다. 상당히 많이 왔네요. 이제 러시아 대륙을 벗어납니다. 베링 해협을 통과하면 알래스카네요.
크게 숨한번 내쉬고 다시 심기일전해서, 조종에 집중합니다.




2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이제 3/4은 왔습니다. 저의 첫 목적지 앵커리지가 조금 있으면 눈앞에 펼쳐질 듯 합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한 날씨로 바뀌었습니다. 베링해협으로 들어서면서 멀어지는 러시아 대륙을 바라봅니다. ^^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이런 구름에도 흠칫 놀랐네요. ^^;
처음에는 저게 구름인가, 눈덮인 땅인가 구별인 안갔습니다.ㅎㅎ




와아~~ 구름 상공을 통과하니 정말 하얀 양탄자 위를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 비행에서 참 많은 것들을 봅니다.




긴장의 순간이 다가 왔습니다. 알래스카 대륙으로 들어왔네요.




이제 한시간 남았는데, 착륙절차와 체크리스트를 미리 머리속으로 생각해봅니다. ^^;
힘든 고비를 넘겼으니, 마무리를 잘 지어야 겠네요.




신기한 구름위를 지나갑니다. 언뜻 보기엔 뭉게구름인데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바닥에 깔려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알래스카로 들어오니 날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미주 비행을 할때는 적어도 한번 이상은 해가지거나 해가 뜨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앵커리지를 지나서 뉴욕정도까지 간다면 아마 다시 해가 뜨는 광경을 볼 수 있었을 겁니다. 그만큼 동쪽방향으로의 비행은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좀더 다이나믹한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곧 어둠이 내려 앉을 텐데, 하늘에서 보는 석양은 정말 근사하지요.




호오~~ 지금 제 고도가 39,000피트인데 저정도의 고도에서 푸르게 빛을내며 하늘 거리는 저것은 혹시 오로라인가요?
앵커리지를 가본적은 없어도 이 지역을 이따금 지나가는데, 저런 현상은 처음 보는것 같습니다.




양탄자 같은 구름위를 유유히 날아가며 석양을 맞이합니다.




하늘의 석양은 정말 멋있습니다. 때문에 플심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스샷을 찍기 위한 좋은 조건이 됩니다.
그러나 해가 지는 모습은 쓸쓸하기도 하지요. 제가 가는 길을 계속 비춰 주었으면 좋겠건만, 여지없이 태양은 지평선 아래로 내려갑니다.




기내에 실내등을 켰습니다. 이제 곧 야간 비행 체제로 돌입합니다. 눈 크게 뜨고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현지시간으로 지금 꽤 늦은 시간일 겁니다. 위치상 위도도 높은 곳에다가 하절기라 그런지 이렇게 늦은 시간에 해가 지는군요.




이제 조금 있으면 T/D 입니다. 목을 한번 풀어주고, 마지막 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뜹니다.




하강시작합니다.
제 탓은 아니지만, 중간에 좋지않은 기상관계로 승객들이 많이 지쳐있을 겁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편안한 여행 되도록 노력해야 할 시기입니다.
착륙만큼은 불안하지 않게 해야 하겠네요. 두주먹 불끈~~!




구름이 밑에 깔려있습니다만, 이정도 구름은 그냥 통과하면 될듯하네요.
T/D 이후에 스로틀이 Idle로 바뀌면서 칵핏이 정말 고요해졌습니다. 긴장감이 흐르네요.




다행히 구름은 소멸되었구요. 이제 제법 어두워졌습니다. 지상에 뭐가 있는지 식별을 못하겠네요.
언제나 그렇듯 야간 착륙은 신경을 곤두서게 만듭니다. 눈과 머리가 바빠지는 착륙이지요.




랜딩라이트 켜고 본격적인 착륙절차에 들어갑니다.
예상대로 앵커리지 어프로치에서는 RWY 8L을 배정해주네요. RWY8R보다는 터미널과 거리가 약간 가깝습니다.ㅋㅋ




활주로를 배정받고 FMC에 STAR를 입력하게 될때 정말 손이 바빠집니다. 그래서 한번도 와보지 않은 공항에 랜딩할때는 차트를 보지 않고, 충분한 연구가 없다면 허겁지겁하기 일수입니다. 때문에 저도 비행전에 수없이 연구하고 차트도 보고 했었습니다. ^^
다행히 예상대로 순조롭게 착륙 절차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자~~ 앵커리지 활주로 유도등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날씨가 비교적 좋다는 것에 감사해야겠네요.
이대로라면 무리없이 내려갈 듯 판단됩니다. 앵커리지 타워에서 활주로 비었으니 착륙하라는군요. 자~~갑니다!




착륙전 마지막 점검을 합니다.
EFIS상에 LOC,G/S 캡쳐되었고, 착륙속도, 하강속도 양호합니다. MCP 설정 확인 했구요.
FMC에 어프로치속도 입력 했습니다. Autobrake는 1로 설정합니다.




랜딩라이트, 받음각, 랜딩기어 다운, 플랩각 모두 이상없습니다.
자....그럼 이제 내려갑니다.




Minimum......Landing!




........................................




터치다운! 바람은 거의 없습니다.




드디어 왔습니다. *^0^*




Reverse Thrust 작동합니다. 리버스 엔진음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




연료가 거의 소모되어서 활주로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 속도를 충분히 줄일 수 있었습니다.
휴우~~~대망의 앵커리지에 도착을 하네요. ㅠ.ㅠ 정말이지 인천에서부터 편안하게 날아왔더라면, 이런 감동은 없었을 겁니다.
아...정말 중간에 죽다 살아났네요. 일단 안전하게 예상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다행입니다.




기쁜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APU를 작동시키면서 택싱준비를 합니다.
택시 라이트를 켜고 유도로로 들어서는 순간인데요, Gate는 N6 Gate를 배정받았습니다. 처음 와본 공항이라 거기가 어딘지는 잘 모릅니다. ^^;




해가 저문지 오래되지 않아 벌써 이렇게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앵커리지 공항은 정말 느낌이 색다르네요. 전형적인 미국 공항의 느낌이 풍겨지는데, 다만 주변풍경은 북유럽 같습니다. ^^;
색다른 곳에서의 흥분된 마음과 무사히 비행을 마쳤다는 안도감이 겹쳐, 절묘하게 기분이 업되네요. 역시 이맛에 플심 합니다. *^^*




이번 비행에서는 앵커리지에 일부러 야간에 도착하고 싶어 시간을 이렇게 계획했지만, 하얀 알래스카의 풍경을 보지 못해서 아쉽기는 합니다.
비행계획을 세워보니 언제나 자기가 도착하고 싶은 시간대에 도착하게끔 계획을 세우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더군요.
하지만, 알래스카에는 이번말고도 다음에 또 오면 되니까요.




여정을 마치고 Fly Onsaemiro가 당당히 게이트로 들어섭니다. 이제 세계일주 비행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네요.
누가 나와서 박수라도 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짝짝짝짝~~!!




휴~~~ 도착했습니다. 몸이 정말 녹초가 되는군요. 벌써 지치면 안되는거죠?
화창한 햇살받으며 인천에서 날아올랐는데, 이렇게 으스스한 동네까지 와버렸네요.ㅋㅋ 언제나 이렇게 비행을 마치고 승객들이 내릴때면 정말 가슴이 뿌듯합니다. ^^
아 참.....1시간 30분 후에 다시 뉴욕을 향해 출발해야 한다는거 미리 밝혀둡니다. ㅋㅋ 강철 체력을 바탕으로한 강행군입니다.




어쨋든 첫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주기장에 내려와서 이놈을 스윽~~바라봅니다.
이 비행기에 몸을 의지해서 머나먼 이국땅까지 와버렸는데, 열악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여기까지 날아와준 이놈이 대견합니다.
아마 모든 조종사들이 그렇게 생각할겁니다. *^^*




어릴적 작은 비행기를 보며 하늘을 동경해왔던 저에게 이제 그 꿈이 조금씩 실현되어 가고 있습니다. ^^
비록 지금은 비행기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어쨋든 지금 이순간 만큼은 335명의 승객을 안전하게 앵커리지까지 태워온 조종사가 되어있네요. 이제 시작입니다만, 이 프로젝트가 끝나는 시점까지 긴장 늦추지 않고 열심히 비행해야겠습니다. ㅎㅎ




이놈도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밥도 줘야죠. ^^;




엔진도 열을 좀 식혀야겠습니다. 조금 있다가 다시 출발하겠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고생했네요.




저도 잠시 터미널로 들어갑니다.
날이 꽤 쌀쌀하네요. 영하는 아닌듯 한데, 늦여름이나 초겨울 날씨 같습니다. 역시 알래스카는 알래스카네요. 겨울엔 얼마나 추울지.
입김 불면서 얼른 터미널로 뛰어 들어갑니다. 호~~호~~호~~
잠시 화장실좀 다녀오고, 간식좀 먹고 다시 출발준비 해야겠네요. 스트레칭도 좀 하구요.

앵커리지에 도착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집으로 가겠지요. 하아~~ 저도 여기서 푹 쉬면서 설원도 구경하고, 여행도 하고 싶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봅니다.

여러분들도 잠깐 쉬었다가 다시 저와함께 가시죠......밤이 깊어 갑니다.

그럼 잠시후에 뵙겠습니다. *^^*